일산 농장 커뮤니티 · 수리수리공방 1회차
고장난 물건을 사람 몸처럼 읽는 법
이 책은 전자를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사람을 위해 씁니다. 공식은 외우지 않습니다. 대신 기계를 몸에 빗대어 봅니다. 심장이 멎으면 손끝이 차가워지듯, 전원부가 죽으면 화면이 안 켜집니다. 어디를 먼저 짚을지 아는 것 — 그게 수리의 전부입니다.
먼저 읽을 것
이 한 장만 읽고 나머지를 안 읽으셔도 됩니다. 나머지는 몰라도 다치지 않지만, 이건 모르면 다칩니다.
전원부 안에는 벌크 캐패시터bulk capacitor라는 큰 통이 있습니다. 전기를 잠깐 담아두었다 꺼내 쓰는 물탱크입니다. 플러그를 뽑아도 이 통은 그대로 차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미국 사람이 “뽑고 좀 기다렸다 만지면 된다”고 하는 그 상황이, 한국에서는 거의 두 배 전압voltage입니다. 그리고 통은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 전기를 붙들고 있습니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습니다. 양손이 회로에 닿으면 전류current가 가슴을 가로질러 심장을 지나갑니다. 한 손만 쓰면 전류가 그 팔에서 끝납니다. 이 습관 하나가 감전 사고의 성격을 바꿉니다.
모든 고장의 첫 관문
콘센트의 전기는 그대로는 못 씁니다. 사람이 밥을 그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잘게 부수고, 걸러내고, 일정하게 만들어야 부품이 받아먹습니다. 그 공정이 전원부입니다.
오늘 유일하게 외울 그림
껍데기는 전부 다릅니다. 뚜껑을 열면 하는 일이 같습니다. 전기를 만드는 곳, 판단하는 곳, 힘을 쓰는 곳, 재서 알려주는 곳, 그 사이를 잇는 선, 그리고 이 다섯을 지키는 장치. 이 여섯이 전부입니다.
| 계통 | 인체 | 대표 부품 셋 |
|---|---|---|
| ① 전원계 | 심장 · 순환기 | 어댑터/SMPS · 벌크 전해캡 · 레귤레이터 |
| ② 제어계 | 뇌 | MCU/SoC · 크리스털 오실레이터 · 리셋 IC |
| ③ 신호계 | 신경 | 기판 배선 · 커넥터/FPC · 버스 라인 |
| ④ 구동계 | 근육 | 모터/릴레이 · 출력 트랜지스터 · LED 드라이버 |
| ⑤ 감각계 | 감각기관 | 온도센서 · 전류 션트 · 스위치/엔코더 |
| ⑥ 보호계 | 통증 · 반사 | 퓨즈 · 폴리스위치 · OVP/OCP · 워치독 |
모든 고장의 첫 용의자
전원부가 죽으면 나머지가 멀쩡해도 아무것도 안 켜집니다. 가장 많이 죽는 장기라는 점까지 심장과 같습니다.
전원 LED는 레일 하나에만 매달려 있습니다. 그 레일이 살아 있으면 나머지가 죽어도 불은 들어옵니다. “안 켜진다”가 아니라 “어느 레일이 죽었나”를 물어야 합니다.
가장 흔한 오진이 나는 자리
동작이 이상하면 사람들은 곧장 뇌를 의심합니다. 그런데 뇌는 밥과 박자와 기상 신호가 있어야 일합니다. 셋 중 하나만 없어도 뇌사처럼 보입니다.
코어 레일이 낮으면 기기가 켜지다 말고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켜지다 꺼지다”는 뇌보다 밥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 순서 | 볼 것 | 왜 여기부터 |
|---|---|---|
| 1 | 전원 레일 | 가장 흔합니다 |
| 2 | 클럭 | 가장 헷갈립니다 |
| 3 | 리셋 핀 | 눌린 채면 안 깨어납니다 |
| 4 | 펌웨어 | 구조는 멀쩡합니다 |
| 5 | MCU 자체 |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
실제로 일이 벌어지는 곳
제어부는 판단만 합니다. 바퀴를 돌리고 화면을 밝히는 일은 구동부가 합니다. 그 일이 제대로 됐는지는 센서가 재서 알려 줍니다.
| 기기 | 신호계 · 신경 | 구동계 · 근육 |
|---|---|---|
| 오디오 · 앰프 | 프리단과 경로 배선 | 출력 트랜지스터 · 스피커 단 |
| 스마트폰 | FPC 커넥터 · 기판 배선 | 진동모터 · 스피커 · 백라이트 |
| 자동차 전장 | CAN 버스 · 수십 미터 하네스 | 모터 · 릴레이 · 액추에이터 |
| 생활가전 | 조작 패널 · 온도센서 | 모터 · 히터 · 서멀퓨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