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농장 커뮤니티 · 수리수리공방 1회차

전자 해부학 교실

고장난 물건을 사람 몸처럼 읽는 법

이 책은 전자를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사람을 위해 씁니다. 공식은 외우지 않습니다. 대신 기계를 몸에 빗대어 봅니다. 심장이 멎으면 손끝이 차가워지듯, 전원부가 죽으면 화면이 안 켜집니다. 어디를 먼저 짚을지 아는 것 — 그게 수리의 전부입니다.

사람 심장 근육 신경 같은 구조 전자기기 제어부 = 뇌 전원부 = 심장 구동부 = 근육 신호선 = 신경 붉은 칸이 가장 자주 죽는다
스마트폰이든 세탁기든 자동차든 이 네 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껍데기만 다를 뿐입니다.
1회차 · 무통전 실습
플러그를 자른 폐기 기기만 다룹니다
오늘 콘센트 사용 0회
0장 · 오늘 죽지 않기 전자 해부학 교실 1교시

먼저 읽을 것

플러그를 뽑아도 전기는 남아 있습니다

이 한 장만 읽고 나머지를 안 읽으셔도 됩니다. 나머지는 몰라도 다치지 않지만, 이건 모르면 다칩니다.

왜 남아 있나

전원부 안에는 벌크 캐패시터bulk capacitor라는 큰 통이 있습니다. 전기를 잠깐 담아두었다 꺼내 쓰는 물탱크입니다. 플러그를 뽑아도 이 통은 그대로 차 있습니다.

≈170 V 미국 콘센트(120V)에서 남는 전압
≈311 V 한국 콘센트(220V)에서 남는 전압

유튜브에서 미국 사람이 “뽑고 좀 기다렸다 만지면 된다”고 하는 그 상황이, 한국에서는 거의 두 배 전압voltage입니다. 그리고 통은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 전기를 붙들고 있습니다.

금지양손으로 재지 않는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습니다. 양손이 회로에 닿으면 전류current가슴을 가로질러 심장을 지나갑니다. 한 손만 쓰면 전류가 그 팔에서 끝납니다. 이 습관 하나가 감전 사고의 성격을 바꿉니다.

만지기 전 세 단계

플러그를 뽑고 스위치를 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면 다칩니다.
저항resistor을 통해 방전시킨다
10k~100kΩ, 2W 이상. 드라이버로 쇼트short circuit시키지 않습니다 — 불꽃이 튀고 통이 터질 수 있습니다.
멀티미터multimeter · DMM로 0V를 눈으로 확인한다
“기다렸으니 괜찮겠지”는 확인이 아닙니다. 숫자를 봅니다.
수리수리공방 · 놀일2
1장 · 해부학 전원부 — 심장과 순환기

모든 고장의 첫 관문

전기가 들어와서 쓸 수 있게 되기까지

콘센트의 전기는 그대로는 못 씁니다. 사람이 밥을 그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잘게 부수고, 걸러내고, 일정하게 만들어야 부품이 받아먹습니다. 그 공정이 전원부입니다.

1차측 — 만지면 죽는 쪽 2차측 — 안전한 쪽 콘센트 220V 교류 퓨즈 = 통증반사 정류 한 방향으로 벌크 캡 311V 저장 트랜스 2차 정류 평활 = 대동맥 출력 5V / 12V 이 선을 넘는 것은 셋뿐 — 트랜스 · 옵토커플러 · Y캡 전기가 직접 건너가지 않습니다. 자기장과 빛으로만 신호를 넘깁니다. 기판에 매직으로 이 선을 직접 그어 보세요. 그으면 잊지 않습니다.
전원부 흐름. 붉은 쪽은 콘센트가 뽑혀 있어도 위험하고, 초록 쪽은 사람 손이 닿아도 됩니다. 기판에서 이 경계를 찾는 것이 오늘 실습의 절반입니다.
심장피를 온몸에 밀어낸다. 멎으면 손끝부터 차가워진다.
전원부전기를 각 부품에 보낸다. 죽으면 아무것도 안 켜진다.
비유가 깨지는 곳 — 심장은 하나지만 전압 레일은 여러 개입니다. 5V는 살아 있는데 12V만 죽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안 켜진다”가 아니라 “어느 레일voltage rail이 죽었나”를 물어야 합니다.
수리수리공방 · 놀일3
1장 · 해부학 계통 지도 — 여섯 개의 장기

오늘 유일하게 외울 그림

스마트폰도 세탁기도 자동차도, 장기는 여섯 개입니다

껍데기는 전부 다릅니다. 뚜껑을 열면 하는 일이 같습니다. 전기를 만드는 곳, 판단하는 곳, 힘을 쓰는 곳, 재서 알려주는 곳, 그 사이를 잇는 선, 그리고 이 다섯을 지키는 장치. 이 여섯이 전부입니다.

⑥ 보호계 — 퓨즈 · 폴리스위치 · 워치독 · 다섯 계통 전체를 감싼다 ① 전원계 심장 · 순환기 여기가 죽으면 전부 죽는다 ② 제어계 뇌 — 판단만 한다 ⑤ 감각계 감각기관 — 재서 알린다 ④ 구동계 근육 — 실제 일을 한다 ③ 신호선: 보고 명령 한 일이 다시 감지된다 전기 밥을 보낸다
전기는 전원계에서 나가 나머지 다섯 전부로 갑니다. 정보는 감각계에서 제어계로 올라가고, 명령은 제어계에서 구동계로 내려갑니다. 이 그림에서 길을 잃으면 여기로 돌아옵니다.

계통마다 이름이 정해진 부품이 있습니다

계통인체대표 부품 셋
① 전원계심장 · 순환기어댑터/SMPS · 벌크 전해캡 · 레귤레이터
② 제어계MCU/SoC · 크리스털 오실레이터 · 리셋 IC
③ 신호계신경기판 배선 · 커넥터/FPC · 버스 라인
④ 구동계근육모터/릴레이 · 출력 트랜지스터 · LED 드라이버
⑤ 감각계감각기관온도센서 · 전류 션트 · 스위치/엔코더
⑥ 보호계통증 · 반사퓨즈 · 폴리스위치 · OVP/OCP · 워치독
여섯 장기서로 도와가며 한 몸으로 삽니다. 한쪽이 다치면 다른 쪽이 일을 나눠 맡습니다.
여섯 계통이름도 역할도 몸과 나란히 대응합니다. 그래서 몸의 언어로 읽힙니다.
비유가 깨지는 곳 — 몸에는 대신 맡아 주는 길이 있습니다. 막힌 혈관 옆으로 새 길이 트이고, 다친 뇌의 기능은 옆자리가 넘겨받습니다. 기기에는 그런 예비가 거의 없습니다. 배선trace 한 줄이 끊기면 그 아래는 그대로 멈춥니다. 사람이 이어 주기 전까지는 그대로입니다.
수리수리공방 · 놀일4
1장 · 해부학 ① 전원계 — 심장

모든 고장의 첫 용의자

심장이 하나여도, 혈압은 여러 개입니다

전원부가 죽으면 나머지가 멀쩡해도 아무것도 안 켜집니다. 가장 많이 죽는 장기라는 점까지 심장과 같습니다.

전원부가 하는 일은 셋입니다 초급

전압voltage 변환
220V를 부품이 받아먹을 수 있는 크기로 낮춥니다.
안정화
일이 많아져도 적어져도 같은 압력을 유지합니다.
격리
바깥의 위험을 안쪽으로 들이지 않습니다.
전원부 = 심장, 하나 어댑터 · 내장 기판 · 배터리 12V 모터 · 팬 · 백라이트 5V 로직과 바깥 연결 3.3V 통신과 센서 1.1V MCU 속알맹이(코어) 5Vsb 꺼져 있어도 사는 레일 전원 LED는 이 다섯 중 한 줄만 보여줍니다
전원부 하나가 서로 다른 크기의 전압 여러 개를 동시에 만듭니다. 이 한 줄 한 줄을 레일이라고 부릅니다.

“불이 들어왔다”는 정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전원 LED는 레일 하나에만 매달려 있습니다. 그 레일이 살아 있으면 나머지가 죽어도 불은 들어옵니다. “안 켜진다”가 아니라 “어느 레일이 죽었나”를 물어야 합니다.

300~325 V 220V를 정류한 뒤 벌크캡에 실리는 전압
380~400 V PFC 회로가 붙어 있으면 더 높습니다
±5% 2차 출력이 정상으로 인정되는 범위
소화기관 ↔ 혈액바깥에서 온 것을 위험한 쪽에서 받고, 안전해진 것만 몸속으로 돌립니다.
1차측 ↔ 2차측콘센트를 직접 받는 붉은 쪽과, 장벽을 넘어온 초록 쪽으로 나뉩니다.
비유가 깨지는 곳 — 장점막은 먹은 것을 실제로 통과시킵니다. 트랜스포머transformer전기를 넘기지 않습니다. 자기장으로만 에너지를 보냅니다. 흡수라기보다 무선 송전에 가깝습니다.
수리수리공방 · 놀일5
1장 · 해부학 ② 제어계 — 뇌와 박자

가장 흔한 오진이 나는 자리

“칩이 나갔다”는 대개 틀린 말입니다

동작이 이상하면 사람들은 곧장 뇌를 의심합니다. 그런데 뇌는 밥과 박자와 기상 신호가 있어야 일합니다. 셋 중 하나만 없어도 뇌사처럼 보입니다.

제어부 · MCU 판단만 합니다 펌웨어 = 기억 ① 전원 · Vcc ② 클럭 동방결절 — 박자 ③ 리셋 기상 신호 ⑤ MCU 자체를 의심하는 것은 맨 마지막입니다 이 셋이 정상인지 보기 전에는 뇌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뇌에 들어가는 생명줄은 셋입니다. 밥(전원), 박자(클럭), 기상 신호(리셋). 그리고 뇌 안에는 기억(펌웨어firmware)이 따로 들어 있습니다.

밥이 모자라면 계속 쓰러집니다

코어 레일이 낮으면 기기가 켜지다 말고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켜지다 꺼지다”는 뇌보다 밥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의심하는 순서 중급

순서볼 것왜 여기부터
1전원 레일가장 흔합니다
2클럭가장 헷갈립니다
3리셋 핀눌린 채면 안 깨어납니다
4펌웨어구조는 멀쩡합니다
5MCU 자체여기가 마지막입니다
판단합니다. 힘은 쓰지 않습니다. 신호를 받아 명령을 내보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MCU하는 일이 똑같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는 모터 하나 못 돌립니다.
비유가 깨지는 곳 — 뇌는 한쪽이 다치면 다른 부위가 그 일을 넘겨받습니다. MCU는 한 칸만 죽어도 그냥 끝입니다. 대신 기억은 못 옮겨도 펌웨어는 정상 개체에서 통째로 떠서 옮깁니다.
수리수리공방 · 놀일6
1장 · 해부학 ④ 구동계 · ⑤ 감각계

실제로 일이 벌어지는 곳

힘을 쓰는 곳과, 재서 알려주는 곳

제어부는 판단만 합니다. 바퀴를 돌리고 화면을 밝히는 일은 구동부가 합니다. 그 일이 제대로 됐는지는 센서가 재서 알려 줍니다.

센서가 거짓말하면 뇌는 틀린 값으로 정확하게 판단합니다 제어부 · 뇌 판단 구동부 · 근육 실제로 힘을 쓴다 실제로 일어난 일 돌고 · 데워지고 · 켜진다 감각계 · 센서 재서 보고한다 보고 명령 다시 감지
네 칸이 한 바퀴 돕니다. 센서가 틀린 값을 올리면 멀쩡한 구동부가 엉뚱하게 움직입니다.

신호선은 가늘고, 구동선은 굵습니다 초급

기기신호계 · 신경구동계 · 근육
오디오 · 앰프프리단과 경로 배선출력 트랜지스터 · 스피커 단
스마트폰FPC 커넥터 · 기판 배선진동모터 · 스피커 · 백라이트
자동차 전장CAN 버스 · 수십 미터 하네스모터 · 릴레이 · 액추에이터
생활가전조작 패널 · 온도센서모터 · 히터 · 서멀퓨즈
감각기관바깥을 재서 뇌에 올립니다. 눈이 흐리면 뇌는 흐린 세상을 정확히 판단합니다.
센서온도 · 전류current · 위치를 재서 올립니다. 값이 틀려도 뇌는 그대로 믿습니다.
비유가 깨지는 곳 — 사람의 감각은 순응합니다. 같은 냄새를 오래 맡으면 안 느껴집니다. 센서는 다릅니다. 재는 값 자체가 조금씩 어긋나 갑니다. 무뎌진 건 본인이 알지만, 틀려진 건 아무도 모릅니다.
근육쓰면 뜨거워지고, 제일 자주 다칩니다. 그리고 쓸수록 강해집니다.
구동부여기까진 같습니다. 기판에서 제일 뜨겁고 제일 자주 죽는 자리입니다.
비유가 깨지는 곳구동부는 쓸수록 약해집니다. 한계를 올리는 방법은 훈련이 아니라 식혀 주는 것뿐입니다.
수리수리공방 · 놀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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